해운대 동백섬에서
▢ 동백꽃
겨울에 꽃을 피운다고 하여 동백(冬柏)이라 불린다.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 자생한다. 꽃은 붉은색이지만, 흰색이나 분홍색도 있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동백나무, 일년생 가지와 잎 뒷면의 맥상 및 씨방에 털이 있는 것은 애기동백이라 한다. 꽃이 아름다워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며 여러 품종이 관상용으로 개량됐다.
우리나라는 울릉도와 제주도 등 해안산지에 자생하는데 서쪽으로는 어청도, 동쪽으로는 울릉도까지 올라와 자란다. 동백나무는 정부가 지정한 국외반출 승인대상 생물자원으로 자생지 일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울주 목도 상록수림: 천연기념물 제65호
•옹진 대청도 동백나무 자생지: 천연기념물 제66호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151호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169호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184호
•거제 학동리 동백나무 숲 및 팔색조 번식지: 천연기념물 제233호
•광양 옥룡사 동백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489호
대나무·소나무·매화나무를 세한삼우(歲寒三友, 추운겨울세 친구)라 하듯이, 겨울에 꽃이 피는 동백꽃을 추운 겨울에도 정답게 만날 수 있는 친구에 빗대어 세한지우(歲寒之友)라 부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17세기 무렵 정원식물로 유행하면서 많은 품종 개량이 이뤄졌다. 그 무렵 유럽에도 전해져 19세기에는 원예용 식물로 인기를 끌었으며 오페라《라 트라비아타》의 원작 소설인 알렉상드르 뒤마의《춘희》에서도 동백꽃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춘희》의 원래 제목은《동백꽃 아가씨》(La Dame aux camélias)로, 동백꽃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젊은 여성인 마르그리트가 주인공이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지 않고 전체가 한꺼번에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특유의 선명한 붉은색과 어우러져 처연한 느낌을 준다. 이런 이유로 예부터 동백꽃은 이루지 못한 사랑이나 깊은 사랑에 비유되곤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혼례식 때 동백나무를 대나무와 함께 항아리에 꽂아 부부가 함께 오래 살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한편, 사람의 목이 떨어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불길하게 보는 측면도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동백꽃을 병문안 등에 가져가는 것을 금기로 여긴다. 동백꽃 꽃말은‘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랑, 겸손한 마음’이다.
동백꽃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김유정의 단편소설‘동백꽃’과 서정주의 ‘선운사 동백꽃’인데 소설을 여기에 옮길 수는 없을 것이므로 시를 보도록 하자.
선운사 고량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백이 가락에
작년 것만 오리려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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